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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적분을 만들게 됐나

아파트 가격을 보여주는 곳은 이미 많습니다. 그 값이 비싼 편인지 싼 편인지 말해주는 곳은 드뭅니다. 없어서가 아니라 말하기 어려운 자리에 다들 서 있어서입니다. 그 자리를 피해 보려고 만든 것이 아적분입니다.

값은 전부 공개돼 있는데 판단만 늘 보는 사람 몫입니다

거래가 끝나면 신고를 하고, 그 신고된 값이 공개됩니다. 앱을 열면 그래프가 뜨고 주변 학교와 상권까지 따라 나옵니다. 자료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죠. 그런데 정작 답이 필요한 질문은 그 화면을 다 본 다음에 옵니다. 이 가격, 지금 어떤가.

차트는 어느 쪽으로도 읽힙니다. 올라가는 선은 꼭대기처럼 보이고, 내려가는 선은 더 빠질 것처럼 보입니다. 둘 다 말이 됩니다. 두 해석이 다 말이 되면 그건 해석이 아니라 기분입니다.

판정을 해주는 곳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값을 치러야 하고, 어떤 근거로 그 답이 나왔는지는 안 밝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변수 스물몇 개를 인공지능이 계산했다는 설명 한 줄로는 믿을지 말지 정할 수가 없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르는 채로 믿으라는 요구니까요.

매물을 파는 화면에서는 비싸다는 말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건 누가 게을러서 생긴 일이 아니라 구조에서 나오는 일입니다.

매물 광고로 굴러가는 서비스에서 광고주는 그 집을 내놓은 사람입니다. 광고주가 파는 물건 옆에 비싸다고 적을 수 있을까요. 한두 번은 되겠지만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실거래가를 전부 보여주는 큰 서비스들이 정작 값이 적정한지에는 답하지 않는 까닭이 여기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적분에는 매물이 없습니다. 중개도 안 하고 수수료도 안 받습니다. 값을 보고 나면 그 집을 바로 보고 싶으실 텐데, 그 편함을 일부러 안 붙였습니다. 팔 것이 없어야 비싸다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전세는 사는 값이고, 매매가에는 기대까지 얹힙니다

재료를 고를 때도 같은 기준을 썼습니다. 호가는 파는 사람이 혼자 정한 값입니다. 실거래가는 파는 쪽과 사는 쪽이 둘 다 동의한 값이고요. 아적분은 뒤엣것만 봅니다. 한 사람의 희망보다 두 사람의 합의가 낫습니다.

전세를 잣대로 삼는 이유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전세금은 그 집에 실제로 사는 값입니다. 역이 가깝고 학교가 가깝고 방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이 비교적 정직하게 반영됩니다. 매매가는 다릅니다. 지금의 쓸모 위에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는 기대가 함께 얹힙니다. 기대가 얹힌 값으로 기대가 과한지를 재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잣대 하나만 믿지도 않습니다. 각도를 달리해 따로 계산해 두고 서로 맞춰봅니다. 답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만큼 자신 있게 말하고, 어긋나면 어긋난 대로 화면에 남겨둡니다. 어긋난 걸 숨기고 하나를 고르면 그때부터는 계산이 아니라 취향이거든요.

못 하는 일을 못 한다고 적어두는 쪽을 골랐습니다

지도를 열면 색이 보입니다. 파란 단지는 지금 값이 그동안의 흐름에 비해 싼 편이고, 빨간 단지는 비싼 편입니다. 노란 단지는 그 사이고요. 그게 전부입니다.

파란색이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값이 그동안 쌓인 기록에서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표시한 것뿐입니다. 지금이 싼지 비싼지를 재는 일과 앞일을 맞히는 일은 처음부터 다른 문제입니다. 앞의 것은 이미 있는 기록을 따지는 일이고, 뒤의 것은 아직 없는 기록을 지어내는 일이니까요. 저는 앞의 것만 합니다.

숫자 하나로 못을 박지도 않습니다. 딱 떨어지는 한 개의 값 대신 범위로 보여드립니다. 어떤 계산에도 오차가 있는데, 그 오차를 감춘 숫자가 오히려 정직하지 않습니다. 범위가 넓다면 그만큼 제가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약한 데도 미리 적어둡니다. 이 계산은 오래된 아파트에서 흔들립니다. 재건축 기대는 전세금에 거의 붙지 않고 매매가에만 붙는데, 제가 잣대로 삼은 쪽이 전세이기 때문입니다. 잣대가 못 보는 것을 잣대가 볼 수는 없습니다. 안 보이면 안 보인다고 적는 편이 낫습니다.


판정은 계속 무료입니다. 값을 매겨 파는 물건이 되는 순간 누구 편인지부터 의심받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이 색깔이 맞다고 장담하지는 않습니다. 값 하나를 앞에 두고 혼자 재던 자리에, 기록으로 만든 잣대 하나를 얹어두는 것까지가 제가 하는 일입니다. 대는 건 쓰시는 분 몫이고요.

색으로 칠한 아파트 지도 열어보기

⚠ 아적분은 참고 도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거래의 판단과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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